그라인더가 없으면 생기는 일
커피 도구 중에 딱 한 가지만 살 수 있다면 첫 번째로 그라인더를 사겠습니다.
두 개까지 살 수 있다면 그라인더를 하나 더 사겠습니다.
세 개까지 살 수 있다면 역시 그라인더를 하나 더 사겠습니다.
농담이 아니고 커피를 하다 보면 누구나 공감하게 되는 사실입니다. 왜 3개씩이나 필요할까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 정말 그라인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커피 좀 갈아주세요.”
그라인더가 없는 분은 당연히 카페나 온라인 주문 시 갈아진 커피를 요청합니다. 집에 도착해 열어본 커피 봉투의 신선하고 익숙한 커피 향에 행복해집니다. 하지만 갈아 놓은 커피가 놓치게 되는 여러 가지 즐거움이 있습니다.

- 빨리 사라지는 향기
처음 열었을 때의 그 향기로움은 일주일이 지나면 사라지고 그저 익숙한 커피 가루가 되어 버립니다. 분쇄된 커피는 더 빨리 산소와 결합하고 향과 맛을 잃어버립니다. - 짧은 보관 기간
향기와 맛이 사라지면 동시에 커피의 보관 기간도 짧아집니다. 이 모든 것이 같이 일어납니다. 오래된 커피는 쩐내가 나기도 하고 텁텁하고 매력 없는 탈취제가 되어 갑니다. - 제한된 레시피
분쇄도에 따라 적용 할 수 있는 레시피는 무한대라 할 만큼 많습니다. 에스프레소를 즐긴다면 곱게 갈아야 하고 프렌치프레스를 즐기려면 상대적으로 굵게 가는 것이 좋습니다. 분쇄도가 비슷해도 그라인더의 종류에 따라 그 맛의 차이도 큽니다. - 커피를 갈면서 느끼는 즐거움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경험의 일부일 수도 있겠습니다. 수동 그라인더로 직접 원두를 분쇄할 때 느끼는 단순한 반복이 일상의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막 갈아낸 커피 원두에서 나는 드라이 아로마는 커피를 마시기 전 가장 큰 혜택이라 하겠습니다. 샵에서 갈아오는 커피는 안타깝게도 커피로 느끼는 즐거움 중에 1/4을 손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