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드리퍼의 선택
보통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드리퍼는 칼리타 3구입니다. 아랫부분에 구멍이 3개 나 있고 도자기로 된 형태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플라스틱 보다 세라믹 소재가 더 위생적이라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칼리타가 아닌 추출 레시피 적용이 용이한 ‘하리오V60’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드리퍼는 하리오V60 유리 드리퍼입니다.
다른 재질에 비해 향미 표현이 좋고 산미도 잘 표현하는 편이라 주력으로 사용합니다.
날이 쌀쌀해지고 겨울이 가까워지면 한가지 변수가 발생합니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드리퍼의 재질에 따라 수온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유리 드리퍼의 특성상 이것을 데우기 위해 플라스틱이나 메탈에 비해 더 오랜시간 린싱을 해 주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필터가 충분히 젖고서도 두 세번 정도 더 드리퍼를 적셔 충분히 온도를 끌어올려 줍니다.

린싱을 하면 대략 드리퍼의 온도는 80도 가까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 드리퍼에 커피를 부어 주고 추출을 시작합니다.

물은 분명히 92도가 넘는네 드리퍼 내에 꽂힌 온도계를 보면 83~85도 전후로 측정됩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상식과는 달리 실제 커피가 추출되는 실제 온도는 85도 전후가 됩니다.
만일 여러분이 88도 정도의 온도로 드립을 시작했다면 말할것도 없이 더 낮은 온도에서 추출이 일어나게 됩니다. 배전도가 약한 산미가 좋은 원두라면 과소 추출이 일어나기 쉽죠.
그래서 겨울철에는 유리 드리퍼를 사용할 경우 예열을 충분히 해주거나 플라스틱 드리퍼로 바꿔 주면 열 손실이 덜 하게 됩니다.

플라스틱 드리퍼는 예열시간이 적더라도 열손실에 유리함이 있습니다. 실제로 2~3도정도 높은 온도를 유지해 줍니다. 다만 열 보전성이 떨어지므로 물 붇는 간격이 길어지면 유리보다 빨리 식게 됩니다.
위의 실험은 같은 원두와 같은 레시피, 같은 분쇄도로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라스틱 드리퍼의 추출이 조금더 잘 되었고 바디감과 풍미가 더 잘 살아났습니다.
물론 재질에 따른 맛 차이도 분명 있겠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계절과 온도의 관계에 대해 느껴 볼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이었습니다.^^
가끔 플라스틱이라 뭔가 환경호르몬이 나올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플라스틱 드리퍼는 그런 문제가 없는 소재를 사용합니다. 또 전문 바리스타 중엔 플라스틱 드리퍼를 애용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참에 한번 바꿔서 사용해 보시는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