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PNG Marawaka Blue Mountain
파인애플, 부드러운, 크리미, 버터, 엘더 플라워, 초콜레티,
균형 잡힌,초콜릿 풀 피니시, 길게 지속되는 뒷맛
지역 Marawaka, Obura-wonenara district
프로세싱 Traditional wet/Washed Method/Sundry
해발고도 1800~2200mts.
품종 Typica 90%, Arusha 10%
블루마운틴이란 커피는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이름입니다. 아주 오래전 조금 한다 하는 경양식집에 가면 메뉴판 한쪽에 꽤 비싼 가격의 블루마운틴이란 이름이 적혀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래서인지 한모금 주욱 마셔보면 블루마운틴만이 가지는 특유의 향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옛날 커피’ 그맛 그 느낌입니다.

블루마운틴은 개성이 없는게 개성이라 할 만큼 무난한 균형감을 가집니다. 그래서 그 옛날엔 마치 세상에 좋은 커피들을 다 모아 놓은 듯 한 블랜드 같은 안정감과 깊은 맛으로 커피의 왕이라 불리웠나 봅니다.
요즘엔 블루마운틴이 자메이카에서만 나오진 안습니다. 카메룬,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매우 유명한데 그중 파푸아뉴기니의 블루마운틴은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라 가성비와 맛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최상급 품종은 가격은 자메이카산의 5분의 1이지만 맛에서 절대 뒤지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오히려 맛의 개성은 파푸아뉴기니의 블루마운틴에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블루마운틴이란 이름이 맛으로만 가치가 올라간건 아니다보니 그 가격의 절반은 유명세라 하겠습니다. 오늘 로스팅한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은 초콜렛같은 진한 맛과 볶은 견과류 같은 느낌이 강하고 산미도 적당한 편입니다. 다만 커핑노트에 적힌 과일의 산미는 조금 약해 복합적인 느낌은 조금 떨어집니다.
다만 편안하게 밸런스 좋은 커피가 좋은 분이라면 마라와카 블루마운틴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눈내리는 겨울에 딱 알맞은 커피 파푸나뉴기니 불루마운틴이었습니다.^^

—————————–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이야기—————————
블루마운틴 커피는 자메이카가 유명합니다. 1930년대 영국은 식민지였던 파푸아뉴기니에 블루마운틴 원종을 옮겨 심습니다. 파푸아뉴기니는 유명세로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맛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합니다. 블루마운틴은 케냐나 에티오피아처럼 선명한 캐릭터는 없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와 적당한 산미, 복합적인 과일과 진한 커피 맛까지 두루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커피입니다. 흐린 날 핸드드립으로 내려 드시면 참 잘 어울립니다. 에스프레소나 프렌치프레스로 추출해도 맛있습니다.
커피의 전통 3대장을 들자면 ‘예멘 모카 마타리’, ‘하와이안코나 엑스트라 팬시’,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넘버원’이 있습니다. 최근엔 파나마 게이샤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지만 그래도 전통의 강자들은 그 이름을 날로 먹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넘버원’은 그 희소성 때문에 상당히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물론 그 맛을 가지고 과대평가 되었다거나 상술의 결과라고도 말하지만 마셔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 유명한 블루마운틴에게도 가슴 아픈 사연들이 있었으니….
프랑스의 클리외가 마르티니크섬에 심었던 커피나무는 1725년 니콜라스 라웨즈경에 의해 자메이카에도 옮겨 심어지게 됩니다. 당시 자메이카는 영국의 식민지로 노예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본래 원주민이 살았지만 유럽 열강들의 수탈로 혹사당한 원주민의 수가 급감하자 영국은 흑인 노예를 이주 시켜 가혹한 산업을 지탱해 갔습니다.
초기에는 사탕수수 카카오 등을 주로 경작했으나 커피가 점차 그 주 수입원으로 자리 잡게 되고 유럽 수출량의 절반을 자메이카가 담당할 정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후 ‘여왕의 커피’, ‘커피의 황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으며 자메이카 커피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그 명성은 점점 높아지게 됩니다.
1900년대 들어 생산량은 점점 늘어 1932년 한해에 15만 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커피를 생산하고 무차별적 대량생산의 정점을 찍고 나서 그렇게 잘나가던 자메이카 커피 산업은 관리 소홀로 인한 병충해와 품질 저하로 점차 내리막을 걷게 됩니다.. 결국 30년이 지나고 자메이카 커피산업은 거의 도산하는 지경에 다다릅니다.
이때쯤 영국에서도 독립하고 딱히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았는데 뜻밖에 엉뚱한 방향으로 기회가 찾아옵니다. 자메이카의 커피 맛을 잊지 못하던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아시아의 비즈니스 민족 일본이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일본은 자메이카가 커피를 생육하기에 지구상에 둘도 없는 천혜의 조건임을 잘 알았고 적절한 투자와 관리를 하게 되면 다시 옛날의 영광을 되찾을 거라 믿었습니다. 자메이카와 1964년 수교 이후 1969년에 대규모의 차관 형태의 지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확된 커피도 전량 수매해 줍니다.
일본인 특유의 장인적 기질을 발휘해 수확량 등을 조절하고 품질을 철저히 관리해 블루마운틴은 차차로 명성을 되찾게 됩니다. 블루마운틴은 특별히 예쁜 오크통에 담아 판매했는데 이러한 상업적 접근이 희소성과 더불어 그 유명세를 더하게 해줍니다. 일본이 이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커피를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잘 자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일본에서 90% 가까이 가져가 본국에서 소비하고 나머지 10%만 해외에 판매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희귀해지고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거죠. 지금도 ‘블루마운틴 넘버원’은 엄청난 고가에 판매됩니다. 사실 한잔에 몇만 원을 넘게 주고 마실 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가치란 상대적이니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 생각됩니다.
* 블루마운틴은 정말로 산 이름이다. 자메이카 동북에 위치한 블루마운틴 고지대에서 자란 커피만을 블루마운틴이라 칭한다.
** 블루마운틴은 신맛은 약한 편이고 대체로 밸런스가 좋기로 유명하다. 혹자는 특별한 개성이 없다고 낮은 평가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마셔보면 단점이 없는 커피인 게 유일한 단점이라는…….